MZ 전공의 눈치 본다는 의대 교수들 교수가 왕이라는 건 옛말

MZ 전공의 눈치 본다는 의대 교수들 교수가 왕이라는 건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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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갈등은 여러 세대가 모인 곳 어디에든 있는 법이다. 병원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도제식 교육 문화가 자리 잡은 병원 사회에서도 기성세대 교수와 새로운 세대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벽을 허물려면 대화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 들어보기로 했다.

上편을 통해 MZ세대 전공의에 대한 기성세대 교수들의 생각을 듣고, 이어진 下편에서는 당사자인 MZ세대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한 쪽 편을 든다거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거니와 그럴 이유도 없다. 두 세대가 이렇게나마 대화해보길 바랄 뿐이다.

대학병원에서 교수가 왕이라는 건 옛말이다. 적어도 2023년을 살아가는 교수들의 말로는 그렇다고 한다.

권위는 점점 희미해져가며, 오히려 젊은 세대 눈치를 보기 바쁘다는 푸념도 들린다.

병원이 어떤 곳인가. 우리 사회 어느 조직보다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곳 아닌가.

그런 병원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진 못한 듯하다. ‘꼰대’ 소리를 들을까 무섭다는 교수들에게 조심스레 요즘 전공의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자기주장 표현하고 워라밸 중시… 현실적인 성격 강해

이런 저런 질문에 앞서 정말 MZ세대 전공의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지부터 물어야 했다.

세 교수는 모두 “그렇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달라졌을까? 공통적으로 두 가지 대답이 나왔다.

첫 번째는 ‘자기주장이 강해졌다’는 것이었다. 새삼스럽지 않은 답변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건 MZ세대 이전 X세대 시절에도 젊은 세대의 특징이었다.

이어진 답변에서 자세한 차이를 들을 수 있었다.

A교수는 “요즘은 단순히 자기 주관이 뚜렷한 걸 넘어, 여러 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표현한다”며 “상대와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이를테면, 교수가 짠 근무 스케줄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어떻게든 의견을 낸다.

‘이것도 배움의 일부다’, ‘좋아지겠지’ 생각하며 무작정 버티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B교수 또한 “좋고 싫음이 명확하고, 이를 바로바로 이야기한다”며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함께 일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이전보다 훨씬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한다’는 것이었다.

과거엔 의사라는 직업 특성상 삶의 질을 포기하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의사 또한 퇴근 후 삶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C교수는 “삶의 질이 정말 중요한 가치가 됐다.

20여 년 전 외국 전공의들이 그랬고, 지금 우리나라도 그렇게 바뀐 것”이라며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된 것도 이 같은 가치관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두 가지 대답 외에도 ‘감수성이 높아졌다’, ‘법규를 중요시한다’, ‘현실적이다’ 등 여러 답변이 나왔다.

B교수는 “MZ세대는 냉정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이다”며 “의사로서 장기적인 목표를 지향하기보다, 단기적으로 현실적인 보상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했다.

이해 어려워도 적응해야… 혼내고 다그쳐선 안 돼

기성 교수들은 병원 특유의 수직적 조직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이들 입장에서는 ‘할 말은 하는’ MZ세대 전공의들의 모습이 낯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실제 처음엔 적응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A교수는 “지금은 적응이 됐지만, 처음엔 사고방식이 너무 달라서 어색하게 느껴졌다”며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고, 사회가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시절 교수들이 그랬듯 혼을 내거나 강압적으로 의견을 밀어붙인 적은 없었을까?

(과거엔 권위적인 교수가 많아 반대 의견을 내지 못했고, 혹시라도 반대 의견을 내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세 교수 모두 손사래를 쳤다.

확실하게 틀린 부분이 있을 땐 말해줄 수 있으나, 이마저도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B교수는 “다른 직장과 마찬가지다. 옛날 교수들처럼 소리 지르고 혼내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잘못된 걸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정도”라며 “잘 설명하면 금방 이해하고 수긍한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교수가 이처럼 행동하진 않는다. 여전히 병원에는 과거 방식을 고수하는 교수들이 적지 않다.

다만 이 경우 과거와 달리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말했듯 MZ세대는 참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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