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은 유전으로 결정? 생활방식으로 단명 유전자 상쇄 가능
수명은 유전으로 결정? 생활방식으로 단명 유전자 상쇄 가능
수명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강한 생활방식이 유전적 요인의 영향력을 60% 이상 상쇄하고 수명을 5년 정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에든버러대, 중국 저장대 공동 연구팀은 건강한 생활습관이 수명의 유전적 요인과 별개로 실제 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5만3742명을 조사한 것이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을 유전적 요인에 따라 수명이 긴형(20.1%), 중간형(60.1%), 짧은형(19.8%)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또 생활방식에 따라 양호한(23.1%), 중간인(55.6%), 좋지 않은(21.3%)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팀이 생활방식을 평가할 때 삼은 기준에는 흡연 여부, 음주량, 신체 활동 정도, 체형, 수면습관, 식습관 등이 포함됐다.
유전적으로 수명이 짧은 사람은 생활방식과 관계없이 유전적으로 수명이 긴 사람에 비해 조기사망 위험이 21%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하지 못한 생활방식을 지닌 사람은 유전적 요인과 상관없이 조기 사망 위험이 78%나 커졌다.
조사 기간, 2만4239명이 사망했다.
연구팀이 이들을 평균 12.86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건강한 생활방식이 수명을 결정하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62%까지 상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유전적으로는 수명이 짧았지만, 건강한 생활방식을 고수한 40대 참가자들은 기대 수명을 약 5.22년 연장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방식과 유전적으로 수명이 짧은 사람의 조기사망 위험이 수명이 긴 유전자와 건강한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내다 봤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적 요인이 수명 단축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있어서 건강한 생활방식의 역할을 보여준다”며
“좋지 않은 생활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공중보건정책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명에 대한 유전적 영향과 생활방식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연구가 이뤄졌지만, 건강한 생활방식이 유전적 요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듀크대 유전자과학정책연구소 이단 샬레프 박사팀은 현재 18세가 된 236명의 DNA 샘플을 채취하여 5세와 10세 당시에 채취한 DNA 샘플과 비교했다.
또한, 집중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의 폭력 경험 여부를 알아냈다.
그 결과, 2회 이상 폭력에 노출돼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의 DNA 속 텔로미어가 크게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는 DNA 말단부에 있는 물질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짧아진다.
텔로미어가 짧아질수록 세포가 분열할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샬레프 박사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텔로미어의 손상이 일어나며 그 여파가 평생을 거쳐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 대해 한국정신건강연구소 황원준 원장은
“우리 몸은 항상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일정 에너지를 쓰고 있다”며 “어릴 때 폭력 등에 의한 강력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걱정이나 불안 등에 과도한 에너지를 쓰느라 성장기 발육이 저하되거나 신체 기능이 떨어져 면역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