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 다 어디로 가나
의료용 마약 다 어디로 가나
의료용 마약류 사용량이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식약처가 추진한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실적이 부진해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2022년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결과보고서’를 제출받았다.
식약처는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마약류 의약품이 오남용되거나 불법 유통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가정에서 복용하고 남은 의료용 마약류를 약국에서 수거해 안전하게 폐기하는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지난해부터 수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에 걸쳐 모두 9,024개, 555kg의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를 수거·폐기하였다.
하지만 일각에서 식약처가 해당 사업을 보다 면밀히 준비하여 수행했더라면 더 많은 의료용 마약류를 수거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사업 수행 당시 총 99곳의 약국이 참여하였는데, 실적이 발생한 약국은 35곳에 불과하였다.
나머지 64곳의 경우 사업 수행기간 내내 수거 실적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업에 참여한 약사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71.8%의 응답자가 마약류 반납을 위해 약국을 방문하는 월평균 인원이 0.5명 이하라고 답했고,
월평균 인원이 가장 많았던 경우도 2명을 넘지 않았다. 월평균 인원 응답값의 전체 평균은 0.462명으로, 이를 하루 기준으로 환산하면 0.015명에 불과하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의 수거·폐기가 잘 이뤄진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단 4.2%의 응답자만 ‘동의한다’는 긍정답변을 했으며,
절반이 넘는 응답자(56.3%)가 ‘동의하지 않는다’ 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업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021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 수는 1,884만 명으로,
국민 약 2.7명 중 1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셈이다.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 건수와 처방량은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하여 처방 건수는 약 1억 건, 처방량은 18.3억 개를 기록했다.
정춘숙 의원은 “앞으로 국내 인구 고령화 추세와 의료 서비스 선진화에 따라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환자가 복용하고 남은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식약처는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관련 홍보, 인식 제고 등 사업 내실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용마약 불법 유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을 불법 유출하거나 과다 투약이 의심되는 병·의원 27곳이 보건당국에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마약류 관리법’ 위반이 의심되는 병·의원 50여 곳을 점검한 결과, 27곳에서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병·의원은 14곳으로, 주 1회 실시해야 하는 의료용 마약류 저장시설 점검이 미비한 3곳과 마약류 관리대장 작성이 미흡한 1곳에 대해 행정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나머지 병·의원 10곳은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전 없이 투약하거나 투약 사실을 거짓 보고한 것으로 밝혀져, 행정처분과 함께 검찰과 경찰에 수사 의뢰됐습니다.
이밖에 식약처는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하진 않았지만, 사용 목적 외 투약이 의심되는 13곳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했습니다.
또 같은 날 여러 병·의원을 방문해 프로포폴 등을 투약받거나 사망자 명의를 도용한 환자 49명에 대해선 별도로 수사 의뢰했습니다.
식약처는 “위반 우려가 있는 병·의원에 대해 집중 관리를 해나가겠다”면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마약류 현장대응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