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준비할 때에만 우리를 존엄하게 해줍니다

죽음은 준비할 때에만 우리를 존엄하게 해줍니다

오늘도 잠 못 들 것 같은 두려움 이렇게 해보세요

‘죽음’이란 단어에는 왠지 모를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습니다. ‘비관적이다’ ‘고통스럽다’는 느낌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는 걸 기피하기도 하셨을 겁니다.

특히 암 환자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떨쳐내려 애쓰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죽음도 삶의 과정 속 하나입니다. 현재의 삶, 지금 이 ‘순간’을 보다 더 건강하고 윤택하게 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죽음과 친근해져야 합니다.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죽음에 대해 연구를 하고 계신 분이 계십니다.

바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현채 명예교수입니다.

40년 가까이 의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고치고 죽음을 바라봤습니다.

생물학적 죽음은 그에게 익숙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나이 오십을 바라보며 자신의 죽음에 대해 궁금해지고 두려워졌습니다.

죽음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그 궁금증과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국내 죽음학 최고 권위자인 정현채 교수가 암 경험자로서 암을 이겨낸 비결,

또 암을 치료하면서 죽음을 성찰한 방법에 대해 아미랑에서 자세히 들려드립니다.

죽음이 삶의 끝은 아니다

죽음학은 죽음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한편, 사후 세계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학문입니다.

죽음학에서는 ‘죽음은 소멸이 아닌, 다른 세계로 옮겨감’이라는 전제로 근사 체험 차례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대 인지과학연구소는 ‘윤회’나 ‘카르마’에 대한 자료를 3000건 이상을 모아 연구 중이며,

의학학술지 ‘랜싯’은 사망 판정을 받은 후 심폐소생술로 되살아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사 체험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죽음에 대해 연구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정현채 교수는 죽음을 소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죽음 이후’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통해 삶과 의식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크게 확장됐습니다.

과학자로서 살아온 정 교수의 삶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주고 더 풍요롭게 해줬습니다.

죽음이 소멸이 아닌 옮겨감이라면, 어디로 가는 걸까요?

미국의 예언가로 명성을 날렸던 에드거 케이시의 ‘삶의 열 가지 해답’에 따르면,

영혼은 사라지지 않으며 각 영혼은 거듭되는 환생을 통해 진보와 퇴보를 거듭합니다.

죽음을 다른 영적 세계로의 이어짐으로 받아들이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정현채 교수는 “죽음을 공부함으로써 이번 생을 의미 있게 살다가 아름답게 세상을 마무리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죽음학은 결국 ‘좋은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이기도 합니다. 완화의료 전문의 아이라 바이오크는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 사랑한다, 고맙다, 용서한다, 잘 지내라. 이러한 감정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게 좋은 죽음이자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여깁니다. 정 교수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아는 순간,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의 공포가 줄어들 것이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이들의 마음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을 일깨워준 방광암 극복기

현재 68세인 정현채 교수가 암 진단을 받은 건 2018년 1월입니다.

평소와 다른 콜라 색깔의 짙은 소변을 본 정 교수는 바로 비뇨기계 암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내시경 검사 결과, 방광암이었습니다. 치료는 곧장 시작됐습니다.

방광 안에 결핵균을 주입하는 면역요법 BCG 요법을 1주일 단위로 여섯 번 진행했습니다.

방광을 완전히 비운 상태에서 요도 카테터를 삽입해 BCG를 방광에 두 시간가량 머물게 한 뒤 소변으로 배출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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