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좋대서 먹은 기침 가래약 나만 효과 없는 이유 있었다

효과 좋대서 먹은 기침 가래약 나만 효과 없는 이유 있었다

오래 된 립스틱 버리기 아까워도 이럴 땐 쓰면 안 돼

목감기가 유행하자마자 감기에 걸린 A씨는 요즘 기침, 가래로 고생 중이다.

병원에 갈 만큼 증상이 심각하진 않아 일반의약품 진해거담제로 판매되는 보령의 ‘용각산’을 복용했다.

약을 복용하자 가래는 조금 줄었으나 기침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진해거담제인 한화제약 ‘뮤테란과립’을 복용했으나 기침은 계속됐다.

진해거담제는 기침과 가래를 개선하는 약이다. 그런데 왜 이들은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걸까? 여기엔 이유가 있다.

진해제와 거담제는 다른 약… 증상 따라 적절한 복합제 선택해야

A씨와 B씨가 분명히 진해거담제를 복용했는데도 반쪽자리 효과밖에 보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용각산과 뮤테란과립 모두 ‘진해거담제’로 분류된 약이긴 하나, 실제론 ‘거담제’ 효과밖에 없는 약이라서다.

기침을 완화하거나 억제하는 ‘진해제’와 가래를 해결하는 ‘거담제’는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이 약들이 ‘진해거담제’로 판매되는 건 우리나라 의약품 분류 체계 때문이다.

우리나라 일반의약품 분류 체계는 기침약과 가래약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진해거담제로 묶었다.

기침과 가래를 모두 해결하고자 산 진해거담제가 진해제 또는 거담제 효과만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약사)은 “일반의약품의 경우, 기침약과 가래약 구분없이 ‘진해거담제’로 표기된다”며

“대부분의 일반의약품 진해거담제는 진해제와 거담제가 복합되어 있으나, 진해제 또는 거담제 효과만 있는 약도 있다”고 밝혔다.

오 약사는 “진해제와 거담제는 전혀 다른 약이고, 이 성분들은 항히스타민 등 다른 감기약 성분이 복합된 경우도 매우 많다”며

“목감기 때문에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때는 약사에게 증상을 정확히 설명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약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열이 나는 목감기라면 아세트아미노펜이 추가된 복합제를,

기침보단 재채기가 심하고 가래가 있다면 거담제와 항히스타민이 복합된 약을 복용하는 게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오인석 약사는 “진해제나 거담제도 성분마다 차이가 있다”며

“가래가 잘 나오지 않아 답답해 기침한다면 암브록솔이나 브롬헥신을, 끈적끈적한 가래가 나온다면 아세틸시스테인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인 기침 가래의 경우, 일반의약품만으로도 증상개선 효과가 상당히 좋다”며

“약국에서 특정 목감기약만 달라고 하거나 아무 약이나 달라고 하기보단 약사에게 증상을 전하고, 자신의 상태에 적절한 약을 받길 권한다”고 밝혔다.

비염·인후통 없는데 고열·몸살 계속되면 병원으로

그러나 증상에 맞는 약을 제대로 5일 이상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계속 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오인석 약사는 “만일 5일 이상 약을 복용하고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상기도 감염 또는 세균성 염증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약 복용 5일 이내라도 맑은 콧물이나 재채기와 같은 비염증상, 인후통 증상이 없는데 고열이 나거나 몸살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기침 가래와 함께 객혈, 호흡곤란, 흉통, 쌕쌕거림 등 다른 호흡기증상이 나타나거나 체중감소,

어지러움 등을 동반하는 경우,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도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헌 교수는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 감기가 아니라 폐렴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일 수 있다”며

“일반의약품을 계속 복용하기보단 병원에 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담배·먼지 노출 피하고 습도 신경 써야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기침 가래 증상을 빨리 해결하고 싶다면 생활습관과 주변 환경을 점검해야 한다.

김상헌 교수는 “일단 기침, 가래를 유발하는 환경을 피해야 한다”며 “담배, 먼지, 연기, 가스 노출을 피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내공기는 건조하지 않아야 한다”며 “실내 온도는 지나치게 덥거나 춥지 않게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습도는 낮지 않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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