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식당서 세제 물 제공 마셨다면 게워내는 대신
日 식당서 세제 물 제공 마셨다면 게워내는 대신
일본 도쿄의 한 고급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에게 ‘세제 섞인 물’을 제공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사자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직접 밝히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만약 나도 모르게 세제를 섭취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난 18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A씨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의 대표적 번화가 ‘긴자’의 한 고급 식당을 방문했다.
A씨는 식당 직원이 건네준 물을 마시다가 이상한 냄새를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을 알려도 직원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말도 없이 물 컵을 빼앗아 버리려고 해 A씨가 도로 가져와야 했다.
A씨는 물을 마신 후 목이 타는 것다는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인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측은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A씨의 남편은 직접 식당 주방을 확인해 본 후 마시는 물과 세척용
세제를 탄 주전자는 구분돼 있어 혼동하는 게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고의성 여부를 포함해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긴자의 한 유명 초밥집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고추냉이를 잔뜩 넣은 초밥을 제공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편, 모르고 세제를 흡입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빠르게 게워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이 아니다.
식도 점막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힐 수 있어서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은 “대부분 세제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구토하면
식도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특히 식도는 다른 장기보다 유연하지 않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좁아질 수 있기 때문에 억지로 게워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소화기관이 완벽히 발달하지 않은 영유아는 더 위험하다.
구토를 하는 도중에 세제가 폐로 들어가면 폐 손상에 의한 사망에 이를 수 있어서다.
세제를 마셨을 땐 물을 섭취하는 게 최선이다. 박억숭 과장은 “세제는 애초에 사람이 섭취하는
걸 막으려고 화학적인 냄새가 강하게 나도록 제작된다”며 “소량만 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물을 섭취해 희석하고 복통이 발생한다면 병원에 내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세제 겸 농약으로 쓰이는 보락스(borax, 붕사)를 먹는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틱톡 보락스챌린지에 참여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락스는 세제나 농약뿐 아니라 페인트에도 사용된다.
챌린지 영상엔 보락스를 스무디나 커피와 같은 음식에 타 먹는 모습들이 나온다.
과거 렉스 뉴햄 박사가 관절염, 낭창(狼瘡, 결핵성 피부병) 등의 통증 완화에 보락스 성분이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을 기반으로 챌린지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락스는 붕소와 산소 등의 화합물이다.
붕소는 몸에 무해한 성분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예를 들어,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는 둘 다 탄소와 산소의 화합물이지만 화학적
성질이 전혀 다르다”며 “심지어 일산화탄소는 맹독성을 지니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붕소가 몸에 무해하다고 해서, 붕소와 산소의 화합물도 인체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덕환 교수는 “몸의 통증이 있을 때 보락스를 먹는 것은 중세 시대에 병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없을 당시 시행한 ‘동종요법(homeopathy)’과 유사해 보인다”며
“아픈 증상이 있으면 이를 치료하기 위해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독약을 소량만 써서 치료하는 방식인데,
이런 위험한 행위는 절대 유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보락스를 섭취하면 ▲구토 ▲안염 ▲피부 발진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