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관리 주의 저당 표시 식품이 오히려 혈당을 높인다

당 관리 주의 저당 표시 식품이 오히려 혈당을 높인다
당 관리 주의 저당 표시 식품이 오히려 혈당을 높인다
'설탕'을 주요 원료로 삼았던 제과 업계가 이제는 '설탕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식약처가 발표한 '2024 식품산업 생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슈거 제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 주목할 만한 주요 변화로 꼽혔다.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저당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 원에서 올해 4,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며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처럼 제과 업계가 '설탕 다이어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소비자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
‘즐겁게 건강하자’는 의미의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건강을 위해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제품은 표면적으로 ‘저당’이나 ‘무첨가’ 표시가 붙었지만, 실질적으로 건강에 덜 이로운 경우도 있다.
진정으로 건강한 저당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표기에 현혹되지 말자
먼저 당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식품 영양성분표에서 표시되는 당류는 단당류(예: 설탕, 유당)와 그 결합 형태인 이당류(예: 맥아당)로 나뉜다.
당류 섭취가 엄격하게 제한되는 이유는 이들이 체내에서 빠르게 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김병준 교수는 “단당류와 이당류는 소화 과정 없이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 지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혈당 변화가 빠를수록 신체 대사나 호르몬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당류 함량이 적은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덜’, ‘라이트’, ‘감소한’ 등의 수식어가 붙은 라이트 제품이라도 허용 기준인 기존 대비 최소 25%만 줄였을 뿐 절대적인 당류 함량이 여전히 상당히 높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제품의 당류 함량이 매우 높았던 경우 25%를 줄였더라도 여전히 건강에는 부적합한 수준일 수 있다.
표시에 ‘무첨가’나 ‘무가당’이라고 적힌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는 설탕 자체는 더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과일 등 천연당에서 기인한 높은 당류 함량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설탕 무첨가 오렌지 주스 100mL에는 오렌지 자체 천연당이 약 10g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영양성분표를 확인하고 실제 당류 함량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병준 교수는 저당이라고 해도 하루 섭취량 총량을 넘어버리면 건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우리나라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하루 권장 당류 섭취량은 총 섭취 열량의 10% 이내(2,000kcal 기준 약 50g), 첨가당은 5% 이내(25g)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첨가당 원재료명을 확인하자
일부 라이트 제품은 표면적으로 기존 제품보다 당류 함량이 낮아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더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말토올리고당이나 말토덱스트린 같은 성분 때문으로, 이들은 단당류가 여러 개 결합한 다당류지만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어 혈당 지수를 높인다.
학계에서는 이들의 혈당 지수를 약 90~110으로 보고 있어 설탕(혈당 지수 약 70)보다도 높을 가능성이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설탕을 말토덱스트린으로 대체하면 단맛을 유지하면서도 영양성분표에서 당류 함량은 줄일 수 있어 매력적인 옵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