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포르노 범람 시대 당신이 뚱뚱한 이유일 수도
푸드 포르노 범람 시대 당신이 뚱뚱한 이유일 수도
누구나 매일 보는 포르노가 있다. ‘푸드 포르노’다.
1984년 영국 저널리스트 로잘린 카워드(Rosalind Coward)가 ‘여성의 욕망(Female Desire)’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음식의 맛보다
시각적인 자극에 집중해 사람의 식욕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지금은 푸드 포르노가 범람하는 시대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는 물론 지상파 방송에서까지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뽐낸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된 ‘Foodporn’ 게시글만 무려 3억개다.
어쩌면 자꾸만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원인이 무의식적으로 소비하던 푸드 포르노일 수도 있다.
푸드 포르노, 비만으로 이어져
최근 푸드 포르노가 실제로 비만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레바논아메리카대(Lebanese American University) 영양학과 나딘 지니(Nadine Zeeni) 교수팀은 실험참가자 63명에게 육즙이 풍부한 버거,
바삭한 칩, 치즈피자, 동물, 여행, 자연 사진을 무작위로 골라 15분 동안 보도록 했다.
이후 실험참가자들의 기분과 식욕이 생긴 정도를 설문조사하고, 피자, 샐러드 등 옵션이 포함된 식단에서 식사를 선택하도록 했다.
일주일 후 반대되는 사진을 보여주고 다시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동물, 여행, 자연 사진을 봤을 때보다 정크푸드 사진을 봤을 때 더 배고프다고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크푸드를 본 실험참가자는 보지 않은 실험참가자보다 짜고 기름진 음식을 고를 확률이 컸다.
지니 교수는 “SNS에서 음식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칼로리 음식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푸드포르노의 영향이 과소평가 돼있는데, 관련 콘텐츠가 매우 많으므로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건강한 음식 이미지와 운동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음식 보면 생기는 식탐, 뇌 때문이야
무분별한 푸드 포르노 시청이 비만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뇌’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시각 자극에 노출되면, 충동과 관련한 뇌 쾌락 중추가 활성화된다는 연구가 많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음식 사진을 본 뇌를 MRI 촬영하면서 관찰했더니, 쾌락과 관련된 뇌 부위 신진대사가 약 24%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 영상을 본 사람은 식욕을 높이는 호르몬인 그렐린 농도가 높아진다는 이탈리아 나폴리대 연구도 있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는 행복·쾌락 호르몬인 엔도르핀, 도파민 호르몬도 증가하는데,
이 경험을 뇌가 기억해 맛있는 음식을 보기만 해도 ‘다시 기분이 좋아지고 싶다’고 생각해 식탐이 생기는 것이다.
식사 중 푸드 포르노 찾게 된다면… 이미 중독?
푸드 포르노를 보면서 식사하는 게 습관이 됐다면, 이미 푸드 포르노에 ‘중독’됐을 수 있다.
푸드 포르노로 식사 만족도를 매우 높였기 때문이다.
만족한 뇌는 다음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길 원하고, 다음에도 식사할 때 당연히 푸드 포르노를 찾게 된다.
이땐 ‘일주일에 2~3번만 본다’, ’10분 이내로 본다’는 등 스스로 기준을 정해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미 비만하거나,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는데 먹는 영상이나 사진을 즐겨 본다면, 아예 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는 콘텐츠를 건강식 요리 영상이나 운동 영상 등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