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금연에 도움될까? 연구 결과 나왔다
전자담배 금연에 도움될까? 연구 결과 나왔다
담배 대신 피우는 전자담배가 금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금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2018~2020년에 걸쳐 수집된 뉴질랜드 태도 및 가치 연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흡연 상태와 전자 담배 사용 등에 관한 설문 조사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자담배가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체로 흡연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반면, 전자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자담배를 피우다 일반 담배를 피우고, 일반 담배를 피우다 전자담배를 피우는 일이 흔한 것이다.
연구팀은 한때는 전자담배가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을 주는 새로운 도구로 주목받았으나,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전자담배가 어떤 역할을 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3년 동안 흡연율이 하락한 것은 오히려 건강 위험에 대한 홍보와 계속 오르는 담뱃값 등이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연초 담배와 전자담배를 병행하는 것이 건강에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흡연자 2845명의 소변을 이용해 연초 담배 단일 사용자 전자 담배 단일 사용자 연초·전자 담배 이중 사용자를 대상으로 발암물질 검출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두 종류의 담배를 모두 피우는 사람의 체내에는 연초 담배만 피우는 사람만큼 발암물질 NNAL이 축적돼 있음이 확인됐다.
즉, 담배 종류와 상관없이 흡연 자체가 발암물질을 체내에 축적하는 일이란 의미다.
연구 저자인 대학원생 안드레 메이슨은 “전자담배 사용이 금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흡연의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또 다른 흡연 관련 행위가 되고 있다”며
“전자담배를 피우다 흡연을 시작하게 될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드러그 앤드 알코올 리뷰(Drug and Alcohol Review)’에 최근 게재됐다.
전자담배, ‘이곳’도 썩게 만든다
전자담배를 피우면 충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터프츠대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치과 치료를 받은 16세 이상 1만 321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79%가 충치로 고통받은 반면,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60%만 충치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자담배를 구성하는 달콤하고 점성 있는 성분들이 치아에 달라붙어 충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자담배의 에어로졸이 입속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집)을 바꾸는데, 이것이 박테리아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자담배를 피운 사람은 앞니의 아래쪽처럼 일반적으로 충치가 잘 생기지 않는 부위에 충치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전자담배뿐만 아니라 일반 연초담배도 치주질환, 충치, 치아변색 위험을 높인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운영하는 ‘금연길라잡이’ 자료에 따르면 담배는 침 속 칼슘과 인을 증가시켜 치석이 더 잘 생기게 하고,
치태도 더 잘 침착시켜 염증을 유발한다. 또 담배 속 니코틴이 치아 미세한 구멍을 파고들어 표면에 달라붙으면 치아가 변색될 수 있다.
연구 저자 카리나 이루사 교수는 “전자담배가 치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전자담배가 입속 마이크로바이옴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치과학회 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Dental Associatio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