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중 권태기 vs 변심 구별법은?
연애 중 권태기 vs 변심 구별법은?
어젯밤에 간식 먹었다면? 오늘부터 O 시간만 굶어보세요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20대 A씨는 1년 가까이 사귀어온 애인의 연락이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그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고, 만남도 미루고 싶었다.
A씨는 자신의 이런 감정이 권태기인지, 아니면 완전히 변심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일주일 내내 고민해 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친구들에게까지 단순 권태기인지, 헤어져야 하는 건지 구별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만 돌아왔다.
A씨의 사랑은 유통기한이 끝난 걸까.
연애 기간 중 권태기 무조건 나타나
권태기는 연인 사이가 예전처럼 설레지 않고 시들해진 상태를 말한다.
연애 초기를 떠올려 보자. 처음에는 상대방과 손끝만 스쳐도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찌릿하다.
하지만 연애 기간이 100일, 200일, 시간이 흐를수록 손만 잡는다고 찌릿하지 않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람은 누구나 계속되는 반응에 무뎌진다.
잠실하늘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원장은 “연인 사이에서 권태기는 무조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뇌에서는 사랑의 호르몬인 도파민 등이 나오는데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태기와 달리 변심은 상대를 좋아했던 내 마음이 정반대로 바뀌어 상대가 싫어지는 걸 말한다.
내가 처한 상황에 영향받으면 권태기
사랑하는 연인 사이 권태기가 필연적이라면 권태기인지 변심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연애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내가 회사에 출근하는 직장인이라고 가정해본다.
갑자기 업무가 많아져서 점심 먹을 시간도 없고, 매일 야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때 연인이 연락을 해오면 귀찮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권태기다.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이 부정적이어서 상대가 귀찮아지면 권태기”라며
“부정적인 상황에 처한 것도 아닌데 상대방이 싫거나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변심”이라고 말했다.
상대방이 나에게 권태기를 느끼는 건지, 내가 싫어진 건지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말투와 태도’다. 데이트할 때 애인이 지루해 하는 것에서 그치면 권태기다.
하지만 변심은 다르다. 사람이란 누군가 싫어지면 어떻게든 말투나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승민 원장은 “애인의 상냥한 말투가 쏘아붙이듯 바뀌거나 자상했던 태도가 무뚝뚝해지는 등 부정적으로 바뀌면 그것은 변심”이라며
“사람은 ‘직감’이 있어서 상대방의 달라진 태도와 말투에서 마음을 알아챌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밀감, 헌신 높여 권태기 극복 가능
권태기 때문에 변한 사랑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모순적이게도 권태기는 ‘언제가 내가 하고 있는 이 사랑은 끝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극복할 수 있다.
이 사람과의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면 이별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람과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에 상대방에게 더 잘해주게 되면서 권태기를 극복하게 된다.
한승민 원장은 “사랑을 유지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백조가 물 위에 떠있기 위해 계속 발장구를 치듯 사랑도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인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감정만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도 권태기 극복법 중 하나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사랑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열정, 친밀감, 헌신이다. 상대를 열정적으로 사랑해야 사랑이 아니라 친밀감, 헌신을 느껴도 사랑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명호 교수는 “연인에게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이 식었다면 친밀감과 헌신을 높여서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인과 공통의 취미를 갖는 것도 도움된다. 사람은 공통된 취미를 누군가와 함께하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생겨 사이가 돈독해진다.
한승민 원장은 “연인끼리 함께 운동·게임을 하거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단, 공통의 취미는 함께 했을 때 괴로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을 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변심은 극복할 수 있을까? 다시 좋아하는 마음으로 완벽히 되돌리기는 힘들겠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임명호 교수는 “변심은 권태기보다 돌리기 힘들지만,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