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안 받아주는 폐의약품 이곳에 맘 편히 넣으세요
약국에서 안 받아주는 폐의약품 이곳에 맘 편히 넣으세요
복용하다 남은 약은 보건소·약국·주민센터 등에서 수거한다.
그러나 실제 폐의약품을 들고 가면 안 받는 약국이 많다. 보건소나 주민센터가 멀리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폐의약품 함부로 버리면 안 돼
폐의약품은 ‘유해 폐기물’이다.
화학구조가 복잡한데다 다양한 생리학적 활성을 띠기 때문이다.
종량제봉투, 싱크대, 변기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폐의약품들은 그 복잡한 활성 능력을 그대로 간직한 채 우리의 물과 땅에 스며든다.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물론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돌아와 슈퍼박테리아와 같은 내성균을 확산시킬 수 있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이 2016년 발간한 ‘위해 우려 의약물질의 생태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서남아시아 독수리 개체수가 먹이에 남은 소염제 성분 ‘다이클로페낙’ 때문에 95% 이상 감소했다.
캐나다 한 호수에 피임약 성분인 합성 에스트로겐을 3년간 저농도로 방류한 결과 물고기가 제대로 번식하지 못하기도 했다.
약 안 받는 약국 많아
원칙적으로 폐의약품은 주민센터, 보건소, 약국 등에 배치된 전용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알약은 포장지에서 내용물을 분리한 뒤 버려야 하지만 가루약이나 물약 및 천식 흡입제처럼 특수 용기에 담긴
약 등은 포장지를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모인 폐의약품들은 환경부 주관 하에 전용 소각로에서 처리 된다.
다만 폐의약품을 받지 않는 약국도 많다.
지자체마다 수거 방침이 다르고 일부 지자체는 오랫동안 폐의약품을 가져가지 않아 수거 의무가 없는 약국에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서울시 약사회는 약국에서 더 이상 폐의약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약국서 거절당한 시민들은 대부분 인근 보건소나 주민 센터의 폐의약품 수거함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알약·가루약은 밀봉해 우체통에 넣으면 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우정사업본부와 협약을 맺고 우체통을 폐의약품 수거함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해당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지자체도 많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우체통을 통해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지자체는 서울 25개 자치구 세종 전북 임실군 순창군
전남 나주시 광주 광산구와 동구 강원 동해시와 삼척시 등 42개다.
우정사업본부를 활용하는 지자체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약국으로 집중됐던 폐의약품 수거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체통에 폐의약품을 버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민센터, 보건소, 건강보험공단 지사에서 배부하는 전용 회수 봉투 또는 일반 종이봉투·비닐봉지
등에 알약이나 가루약을 넣고 봉투를 잘 밀봉해 ‘폐의약품’이라고 적은 뒤 가까운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우체통 위치는 전용 봉투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찾을 수 있다.
다만 조제된 가루약과 알약은 밀봉된 상태 그대로, 구입한 알약은 포장된 상태 그대로 배출해야 한다.
또 물약이나 시럽제 등 액체형 폐의약품은 우체통이 아닌 기존 주민센터, 보건소 등에 설치된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