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으로 조리하면 영양 흡수 더 잘 되는 채소
기름으로 조리하면 영양 흡수 더 잘 되는 채소
채소는 종류에 따라 먹는 방법이 다르다. 대개 생으로 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 먹거나, 기름에 익혀 먹는 방법으로 나뉜다.
특히 기름에 채소를 익혀 먹는 건 맛있게 섭취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영양소를 최대한 많이 흡수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실제로 기름으로 조리했을 때 우리 몸 영양소 흡수율이 더 높아지는 채소들이 있다. 과연 무엇일까?
당근=당근은 익혀 먹을 때 맛도 좋아지지만, 건강 효과도 커지는 대표적인 채소다.
김밥을 만들 때 당근을 기름에 볶는 걸 생각하면 쉽다.
당근의 주요 영양소 중 하나인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물질로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A로 전환된다.
이는 면역력 증진 시력 보호 노화 방지 등에 도움이 된다. 당근을 생으로 먹으면 베타카로틴이 체내에 10%밖에 흡수되지 않는다.
하지만 삶아 먹으면 흡수율이 20~30%, 기름에 볶아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60% 이상 높아진다.
베타카로틴이 지용성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지용성 영양소란 기름과 함께 섭취했을 때 체내에 더 잘 흡수되는 영양소를 말한다.
또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당근을 기름에 튀기면 베타카로틴 함량이 생당근보다 약 3.9배 증가한다.
토마토=토마토에 함유된 라이코펜 역시 지용성 영양소다.
기름이 있으면 체내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기름에 조리해서 먹으면 우리 몸이 라이코펜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한편 토마토는 익힐 때 라이코펜 함량이 증가한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토마토를 87도에서 2분 15분 30분간 데운 결과 라이코펜 함량이 각각 6%, 17%, 35%씩 늘었다.
라이코펜은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비롯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며 남성의 전립선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토마토는 라이코펜이 가장 많이 함유된 식용 작물이다.
가지=기름 흡수율이 높고 고온의 열을 가해도 영양 손실이 적은 채소다.
가지는 수분 함량이 높고 안토시아닌, 클로로젠산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따라서 가지를 기름에 살짝 구우면 수분은 빠져나가지만, 오히려 영양밀도가 높아진다.
안토시아닌은 블루베리에 많이 함유됐다고 알려진 항산화 성분 중 하나로, 노화 방지와 항암에 효과적이다.
안토시아닌은 열에 강해 구워도 파괴되지 않는다.
클로로겐산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마늘=마늘을 센불에 재빨리 익히거나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올리브유에 볶아내면 영양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도 항산화 물질 중 하나로 항암·항염증 효과가 있다.
다만 알리신은 생으로 섭취할 때 흡수율이 낮다.
또 알리신은 마늘 특유의 냄새를 유발하는 성분으로 자극성이 강해 위가 약한 사람은 먹기 힘들 수 있다.
이때 마늘을 굽거나 볶아 먹으면 마늘 특유의 매운맛을 줄여 거부감 없이 섭취하고 체내 흡수율도 높일 수 있다.
다만 살균 효과는 생마늘이 더 강하기 때문에 구운 고기와 함께 먹을 때는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호박=애호박과 단호박 모두 기름을 두르고 익혀 먹어야 지용성 비타민 흡수가 더 잘 된다.
호박을 기름에 조리하면 열에 의해 세포벽이 파괴되면서 지용성 영양소가 더 잘 빠져나온다.
애호박은 지용성인 비타민A·E가 풍부해 피부 손상과 노화 예방에 효과적이다.
단호박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E가 많아 스트레스·불면증 해소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